몸통이 사지를 전혀 매달지 못하고

나도 뭔가 신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댄서블한 노래 말이다. 좀 신나는 노래를 만들어 불러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만들었다. 신나는 노래가 세상에는 많고, 그것은 남들의 노래다. 나 역시 무조건 신나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신나는 노래를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박자와 조를 정함에서 수정이 많았다. 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가사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정서의 진솔한 표현...으로 붙여 봤다. 이것은 무조건 신나는 노래이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물건들이 낡으면 노란 빛을 띠기 마련이고, 신이 난다는 것은 그러한 낡은 기분에 한껏 몸을 맡기는 것이다. 강한 음영 속에서. 만사의 허망한 것과 피로한 것에 대해 말해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러지 못할 것이 없다, 그것은 잘못이 아니다, 잘못이지만, 대단한 잘못은 아니다, 그런 생각으로. 이것은 퇴근에 대한 노래다. 저것은 종(servant)처럼 보이네...

부르기도 쉽고 손도 재밌어서 좋아한다. 듣기에는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따라 부르기에도 별로 좋진 않다. 허밍에는 좋은 편. 가사 없이 허밍만 여러 겹 넣어 볼까 하는 생각만 한다. 생각만. 다른 노래들 사이에 있을 때 더 낫게 들린다. 후나 전으로. 비슷한 구조의 다른 노래들은 많은 경우 계속 부를 수 있지만, 이 노래는 계속할 수 없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그 점은 내게 어떤 생각을 준다. 그것은 리듬에 대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