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바치는 노래

군대에 있을 때 처음 만들었던 노래들 중 하나다. 전역을 하고서도 쭉 부르다가 용강초등학교(새와 드릴과 마리사)에서 녹음까지 했는데 배포 교환을 시작하면서는 빼 버렸고 어디 가서 부르지도 않았다. 치기도 부르기도 어려운 데 비해 가사가 영 맘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잊지 않기 위해 1년에 한 번 정도만 혼자 부르다가 약 6년이 지나 가사 일부를 새로 쓰고 녹음했다. 뒤에 종막 이후를 붙여 부를 수 있다.

가사를 꽤 바꿨어도 처음 만들 때와 같이 극에 대한 노래다. 연극 자체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연극은 많이 생각하게 되는 주제다. 오래된 양식이니까. 배우의 '안-밖'이 극의 '시작-끝'으로 뒤집힌다는 점, '연출-연습'의 시간이 '무대-관객'의 사건으로 묶인다는 점이 특히 내 흥미를 끈다. 그것은 양식화된 '형식의 승리'처럼 보인다. 누군가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함께 모여서 듣고 보기... 그것은 이른바 행위라는 것의 재현이다. 그러한 자의식에의 예배는 정교한 모형을 볼 때와 같이 질리지 않는 즐거움을 준다. 언제나. 그런 면에서 연극은 데모와도 닮았다. 내겐 연극이 데모의 원형이거나, 데모가 연극의 원형처럼 보인다. 데모는 해방된 연극이거나, 연극은 구성된 데모다. 이때에 노래를 연극의 영혼이라고 해도 뭐 어떻겠는가? 혁명이 데모의 몸체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