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너는 모르게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나도 모르게

우리가 무대 위에서
얼마나 많은 말을 삼키며 웃어 왔는지
얼굴을 맞댄 날부터
환한 빛을 지나치며 으스러지는 날까지

귀를 더 기울이면서
뒤돌아 십부터 거꾸로 세면서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나는 모르게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너도 모르게

종막은 아직 멀어라
쪽지 위로 새까맣게 몰려나오는 막막
종막은 어서 오시라
눈을 감은 우리들이 쥐를 문 채 웃고 있네

숨을 더 죽여 가면서
약속한 자리로 머리를 두면서

인사도 울음도 없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어둠, 다음
모두가 잊게 되겠지 한없는 어긋남 끝에 오늘날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어찌나 즐거웠는지
전부 다 알게 되겠지 서로가 무엇이었는지

아무도 모르게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아무도 모르게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