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라는 캠페인

자취는 스스로 밥을 짓는다는 뜻이다. 자취를 하고 있는 내가 화장실에서 크게 미끄러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하며 만들었다. 자취는 6년 정도 해 오고 있다. 그중 룸메이트가 있었던 적도 없었던 적도 있다. 자취방의 노래는 없었던 때에 만든 노래다. 자취자 중에서도 특히 독거자에 대한 노래, 이별에 대한 노래다.

가사는 처음부터 쉽게 썼다. 가사를 헤아리며 듣다 보면 중간에 웃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웃은 걸 부끄럽게 만들어 줘야 한다. 기본적으로 캠페인이지만, 그렇게 엿을 먹일 셈으로도 만든 것이다. 정말로 남은 밥에 피어날 곰팡이를 떠올리며, 창궐하는 벌레들을 무력하게 보고 있는 듯이, 능력이 닿는 한 가장 진지하고 슬프게 불러야 한다.

주마등에 대한 거절.
사고사 순간에 번개와 같은 정반합, 이란 것이 있다면, 하고 떠올렸다.
개죽음에 대해서도. 개죽음은 반드시 개죽음으로 둬야 한다.
죽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노래다.
자취생들은 이 노래가 좋다고 내게 말해주려는 경향이 있다.
자취라는 것은 하나의 작전이다.
화장실 바닥의 물기는 최대한 제거해야 할 것이다. 비명횡사가 싫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