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의 노래

Bb C F A
Bb C

Bb C F A
어느날 미끄러져 그대로 사라진다면
거울 위의 물방울처럼 둥근 자국이 된다면
어느날 미끄러져 그들을 볼 수 없다면
차가운 타일 위에서 서서히 식어간다면

좋은 아침도 나쁜 밤도 없이 영영 웃으며 그곳에 못 박히는 걸
바라고 있나 꿈꾸고 있나 차가운 타일 위에서 서서히 식어가면서

어느날 미끄러져 그대로 눕게 된다면
바라마지 않던 일이 그렇게 일어난다면
아무도 끄지 않는 주홍색 전구 아래서
밥통에 남은 밥을 슬프게 생각하면서

Bb C Dm F
찬장 속에서 그토록 조용히 입을 다문 채 그릇들은 미쳐가겠지
나무젓가락 두루마리 휴지 빨래 건조대 쓰레기 봉투
진공 청소기 너나할 것 없이 영영 웃으며 그곳에 못 박히는 걸

계약은 끝이 나고 아저씬 문을 열겠지
여기서 쓰러지면 지옥에 가는 걸까
어느날 미끄러져 그대로 눕게 된다면
바라마지 않던 일이 그렇게 일어난다면
여섯 개의 다리와 두 쌍의 날개를 달고
다가오는 천사들을 기쁘게 헤아리면서
(죽는 소리)

Bb C A Dm
Bb C F A
Bb C 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