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례식 뒤부터는

밝은 낯으로 만나자 도입부 진행을 갖고 만들었다. 내 상태도 기타의 상태도 괜찮을 때에만 부르고/치고 싶다. 좋아하는 노래고 힘이 드는 노래다. 모음집에 들어간 형태로 만들면서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식으로 음원을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어렵고 재밌었기 때문에. 내게는 해야 할 다른 재밌는 일이 많다.

알 수 있고 알게 되고 알기 마련인 그런 것은 사후세계다. 실은 알 수 없을 것이다. 이승은 짧고 사후세계는 길다. 미래에 대한 노래다. 미래 같은 건 없으면 좋을 것이다. 밝은 낯으로 만나자를 바로 이어서 부를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장례식장의 노래가 된다. 여기에 모여 우리는... 노래모음집에서는 지하도의 공백을 지나 뒤에 이어진다. 이쪽은 회상과 화자 바꾸기다.

알고 모르는 일은 끝이 나고 만다. 앎은 쓰러지는 것이라는 생각. 남는 것만 남고 아닌 것은 간다. 영원히 살기를 포기하듯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를 포기한다면 알 수 있다. 앎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모두의 것인 줄을. 하지만 이상하게도 앎을 언제나 다시 발견해 모두의 것으로 일으켜 세우는 마음은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