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들의 도시로 간다

장인들의 도시는 안성을 말하는 것이다. '장인들의 도시'는 경기도 안성의 캐치프레이즈다. city of masters다. 잘 찾아보면 안성시 곳곳에 적혀 있다. 안성맞춤의 도시라는 거다. 안성은 학교를 다녔던 도시다. 군대에 있던 기간을 빼면 안성에서 5년 정도 자취했다. 졸업한 후 안성에 바치는 노래다. 안성은 경기도 남단에 있다. 안성은 습하고, 안성에는 안개가 많다.

안성 가는 일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다. 안성에 가려면 고속버스를 타는 것이 보통이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면 학교 정문 앞에서 딱 내려준다. 진입로를 걸어 올라가면서의 끔찍한 기분. 나는 안성 가기를 좋아했다. 고속버스를 탔을 때 들리는 소리도 좋고. 추억 속에서야 모든 것이 다 좋고 괜찮겠지만. 그 도시가 싫다면 떠나기가 싫었기 때문에 싫었던 것이다. 안성에 가면서 들을 노래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 아니면 안성에 가지 않고도 안성에 가는 (좋고 끔찍하고 뭐 그런) 기분을 떠올릴 수 있는 노래가. 안성을 떠올리면서 안성에 가는 일에 대한 노래다.

장인, 포크로리아다(FOLKLORIADA), 커브. 귀신들이 창문으로 고갤 들이민다는 것은 원룸의 이야기이고, 망해가는 마을이란 것은 당촌을 말하는 것이다. 노인은 노인이고 상가는 상가다. 아침 무덤은... 그 정문에 내려 볼 기회가 있으면 아마 알 수 있을 것이다.

터미널에서 학교 정문까지 커브는 세 번 정도 된다. 마지막 커브를 기상 대회전이라고 부른다. 막 입학했을 때는 학교 건물들이 꼭 정신병원처럼 생겼다는 생각. 원래는 흰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