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과 역

천 명이 죽고 또 만 명이 죽은 선로에
빗물이 흐르고 또 눈이 내려와 이제는
웃자란 풀들이 바람 불 때마다 누워
조를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른다 서로
돌아가며
빛을 내게 달라고

주인의 창자를 먹고 입가가 물든 고양이
귓등을 농락당했던 기억이 날 듯도 하다
어두운 밤에도 어린 새끼들을 위해
두 눈을 밝히고 자갈 사이에서 환히
웃고 있는
어머니의 해골

열차는 미끄러지며 노인의 손을 밟는다
선명한 굉음과 함께 빨갛게 물든 선로는
억울하지 않게 오래도 살았지 너는
네 어린 손자가 십억 단위의 죽음을
생각하는
지금에 와서는